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들어 문화나 여성의 인권에 대해 바뀌려 노력하고 있지만 불과 2년 전만 해도, 외국인 여성들도 아바야를 입어야 했다. 많은 게 변화했지만 무슬림이 아닌 가족들이 살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기에 외국인 가족들은 컴파운드 생활을 선호한다.
컴파운드란?
일반적으로, 외국인을 위한 주택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. 예전에는 철저하게 사우디 아라비아 내국인은 거주할 수 없었으나, 점점 사우디아라비아인들도 거주가 가능한 컴파운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. 사우디 아라비아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독립되어 있는 공간이다. 사방이 콘크리트 벽으로 철저히 둘러싸여 있으며, 게이트에서 거주확인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. 게이트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여름휴가를 맞아 놀러 온 휴양지, 리조트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. 잘 조성된 거리, 외국의 타운하우스 같은 주거시설, 그리고 살면서 필요한 거의 모든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. 레스토랑, 수영장, 각종 운동시설, 놀이터, 미용실, 작은 슈퍼 및 카페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, 편리함과 굳이 이곳을 떠나지 않아도 살 수 있겠다 생각이 들 정도이다. 그리고 이 안에서는 자유로운 복장이 가능하다. 수영장을 가기 위해 수영복에 타월 하나만 두르고 걸어 다녀도 괜찮다. 각종 이벤트 및 레슨과 모임도 운영하고 있다. 무슬림 국가지만 컴파운드 안에서는 크리스마스, 핼러윈 심지어 부활절 행사 및 파티가 있고, 아이들 및 어른들을 위한 각종 스포츠(수영, 테니스, 골프, 발레 등) 레슨, 과외 및 북클럽도 있다. 또한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는데, 부담되지 않는 비용을 내면 정기적으로 세탁물 수거와 배달, 차량 세차 및 청소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.
컴파운드의 장점과 단점
- 단점
일반적으로 다른 아파트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. 3 베드룸을 기준으로 평균 한 달에 500만 원 정도 내야 한다.
- 장점
1. 안전하다. 제일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. 사우디아라비아에 살면서 위험한 일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간간이 들려온다. 아파트에서 살던 사람이 밖에 세워둔 차를 밤새 뼈대만 남겨두고 좌석 시트까지 뜯어간 이야기, 도둑이 집에 들어와 모든 걸 훔쳐갔지만 신고를 해도 어려운 의사소통에 집을 잘 관리하지 못한 내 책임도 있다 하여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까지 듣기만 해도 스트레스인 일들이 벌어진다.
2. 여자로서 외출이 쉽다. 여성들도 차를 운전할 수 있게 되었지만, 상당히 위험하게 운전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운전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. 컴파운드는 마트, 몰, 그 지역 사람들이 선호하는 장소들로 가는 무료 셔틀버스가 있다. 시간 제약이 있는 게 불편하지만 그래도 여성과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큰 장점이다. 또한, 우버를 개인이 잘 못 불렀다가 전화번호가 노출되어 고통을 받는 여자분을 몇몇 봤다. 컴파운드 안에 믿을 만한 우버 기사들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,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.
3. 편리하다. 이런 삶을 내가 또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. 세탁기가 고장 나면 오피스로 전화해 수리를 신청한다. 그럼 하루 안으로 기사가 방문해 고쳐주거나 새 제품으로 교환해 준다. 벽에 못을 박을 때에도, 집 마당의 잔디 관리를 할 때, 전구가 나갔을 때, 화장실에 문제가 생겼을 때 등 살면서 생기는 거의 모든 일을 컴파운드에서 해결해 준다. 적은 비용으로 세탁 서비스와 차량 세차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곳도 많다.
4. 사람을 만날 수 있다. 사우디에서는 사람 만날 일이 거의 없다. 하지만, 컴파운드 안의 모임이나 이벤트 참여를 하고 수영장에서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구를 만들 기회가 생긴다. 심지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, 그들에 대해 알 수 있고 재밌는 일이 많다.
컴파운드 고를때 유의 할 점 및 가격
컴파운드를 선택할 수 있다면, 고려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. 아이가 있다면 다닐 학교 주변의 컴파운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. 국제학교의 스쿨버스는 비용이 상당하다. 몇몇 컴파운드에서 학교로 픽 드롭해 주는 버스 서비스를 제공한 곳도 있으니 스쿨버스 이용이 부담이 된다면 이 부분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. 거주하는 사람들의 국적도 잘 봐야 한다. 회사에서 현금으로 주거비용을 주는 경우가 있어 조금 더 싼 컴파운드로 이사를 하고 나머지 차액을 세이브하는 경우가 있다. 사우디에서 알던 친구도 한 달에 약 150만 원을 저축할 수 있어 옮겼지만, 많은 후회를 하고 결국 다시 예전 살던 컴파운드로 옮겼다. 그 친구가 이사 간 컴파운드에는 아랍 쪽 가족들이 많이 입주해 있었는데, 늦게 일어나 새벽까지 노는 그들의 생활 습관 때문에 평일에도 새벽 1~2시까지도 시끄러웠으며, 이 밖에도 많은 문화 차이 때문에 결국 나오고 말았다. 컴파운드마다 제시하는 가격이 정해져 있지만 내가 충분히 가격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. 이곳에 알고 있는 가족이 많다던가, 왜 꼭 여기에 살고 싶은지에 대해 강하게 어필하면 상식적인 선에서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.